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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노마드, 한국 시골살이의 달콤 쌉싸름한 진짜 후기

by marie1007 2025.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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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망이 현실이 되는 순간: 제주·강원·남해, 원격근무 실험기


2024년, IT회사 재택근무 100% 전환.
그때부터 제 로망은 '디지털 노마드 시골살이'였어요.
'자연 속 감성 오피스, 오전 일·오후 서핑, 퇴근 후 별 보기' 같은 이미지 있잖아요?
결국 실행했습니다.

 

 

제주 구좌읍 한달살이

강원 양양 3주

경남 남해 2주

 

제주: 인터넷 빵빵하지만 물가도 빵빵
구좌읍의 한 한달살이 숙소에서 지냈습니다.
인터넷? 100MB 광랜 가능.
카페? 요즘 제주 시골도 힙지로 못지않아요.
다만 숙소 월세 90만 원 + 렌트카 50만 원 + 외식비까지 합치니 서울보다 비쌌던 건 함정.

 

강원 양양: 해변에서 줌미팅, 동네 커뮤니티의 벽
양양은 서핑하기 딱 좋았고, 해변 노트북족도 많았어요.
다만 현지 커뮤니티와 벽이 높았습니다.
'서울 사람 왔나 보네' 하는 느낌,
외지인과 로컬의 온도차를 확실히 체감했어요.

 

남해: 고요함과 외로움은 동전의 양면
남해는 정말 조용하고 평화롭지만
3일 만에 '사람 구경병'이 도졌습니다.
마트, 카페까지 20분.
일 끝나고 외출하고 싶어도 어둑한 시골길,
정말 사람과의 연결이 단절되는 느낌이었어요.

 

로컬 살이의 찐 리얼리티: 비용·외로움·커뮤니티


환상만으로는 버틸 수 없던 시골살이의 리얼 포인트를 정리하자면:

 

비용: 저렴할 거란 착각은 금물
숙소: 최소 70~100만 원(성수기 땐 150만 원까지)

이동: 차량 필수 (렌트+기름값 최소 40만 원 이상)

외식비: 요즘 시골도 결코 싸지 않음

 

'서울보다 싸겠지'라는 생각은 착각.
특히 제주, 강원 관광지 시골은 물가가 역으로 더 높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어요.

 

외로움: 고립감, 예측 이상
시골의 고요함이 처음엔 힐링이지만,
일주일 지나면 'SNS에서 누군가의 커피 한 잔 사진'이 너무 부러워집니다.
서울처럼 언제든 나갈 데가 없고,
사람 구경도, 문화생활도, 자연도 어느 순간 '지루함'이 됩니다.

 

로컬 커뮤니티: 쉽게 열리지 않는다
서울 사람 특유의 빠른 말투, 낯선 사람 접근 방식은
로컬에서는 오히려 거부감을 줍니다.
'아, 제가 서울에서 잠깐 살러 왔어요'라는 태도보단
'여기 사는 사람처럼 묻어가기'가 훨씬 편했습니다.
낮은 자세가 로컬 커뮤니티의 문을 여는 열쇠라는 걸
늦게서야 깨달았어요.

 

시골 원격근무, 누구에게 어울릴까?


이번 3개월간의 시골살이를 통해
디지털 노마드 시골살이가 맞는 사람과 맞지 않는 사람의 차이를 명확히 느꼈습니다.

 

이런 사람에게 잘 맞는다
혼자 있는 시간이 즐겁고 스스로 루틴을 짤 수 있는 사람

자연을 소비재가 아니라 일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

커뮤니티 참여를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낮은 자세'가 있는 사람

 

이런 사람은 힘들 수 있다
항상 누군가와 연결돼 있어야 편안한 사람

빠른 문화, 맛집, 쇼핑을 즐기는 사람

외로움을 잘 견디지 못하는 사람

 

팁: 로컬 공간 추천 (제가 실제 다녀본 곳)
제주 구좌 '스테이플레이스' : 안정된 광랜+라운지+서핑 10분 거리

양양 죽도 해변 카페 '소호소호' : 해변 바로 앞, 전업 노마드들이 많아서 혼자여도 안 외로움

남해 이동마을 게스트하우스 '달그락' : 공동 부엌, 커뮤니티 프로그램 많음(외로움 방지!)

 

마무리: 디지털 노마드, 시골살이는 로망일까, 현실일까?

 

결론?
시골살이는 장밋빛 로망과 쌉싸름한 현실이 동시에 있는 삶.
디지털 노마드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지만
실제로 살아보면
자기만의 기준과 라이프스타일을 명확히 알고 들어가야
'망한 여행'이 아니라 '나만의 실험'이 될 수 있음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다음엔 한국 시골살이의 더 깊은 생존 가이드를 써볼 생각입니다.
서울보다 더 치열한 생존이 시골살이라는 걸 깨달았으니까요.